집이 자연이 되고 자연이 쥬니어가구가 되다
길가 가로수에 연둣빛 새싹이 하나둘 올라오고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진정한 봄이 시작됐다. 잠깐 보고 스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아름다운 봄꽃과 나무를 집 안에 들이는 방법이 없을까? 보태니컬 쥬니어가구를 활용하면 집 안에 봄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보태니컬 쥬니어가구는 꽃과 나무, 풀 등 식물을 모티프로 꾸미는 것. 시작은 16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를 축적한 귀족들은 외국에서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들여와 정원과 집 안을 꾸미는 데 공을 들였고, 그 아름다움을 붙잡아두기 위해 그림으로 그려두면서 보태니컬 쥬니어가구가 발전했다. 최근 자연친화적 쥬니어가구의 인기와 함께 보태니컬 쥬니어가구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으며 꽃과 나무로 정원을 꾸미는 것에서 벽지, 패브릭, 가구, 소품까지 확대 진화되고 있다.
작은 정원으로 그린 테라피를~
거실이나 베란다 한켠에 키 작은 화분을 활용해 미니 정원을 만들었다. 화이트 컬러 스윙 체어를 천장에 매달고 토끼 오브제를 세팅해 유럽의 정원에 온 듯한 분위기가 난다. 화초에 둘러싸인 스윙 체어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다 보면 그린이 주는 여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벽에 화초를 심다
화초를 꼭 땅에서만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거실 벽면에 우드 패널을 붙인 뒤 화초를 화분째 벽에 붙여 장식하고 주변에 이끼를 덧대 장식했다. 연둣빛 커튼을 달고 소파 위는 나뭇잎 패턴 쿠션을 세팅한 뒤 알록달록한 원형 송치로 만든 카펫을 깔아 그린 쥬니어가구에 힘을 더했다.
쥬니어가구 변신 일등공신, 벽지
쥬니어가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벽지.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리는 모습이 프린트된 벽지로 숲 속처럼 꾸민 뒤 내추럴한 원목 수납장을 앞에 두었다. 나뭇잎 그림 액자를 벽에 달고 수납장 위에는 화초를 세팅했다. 조명과 의자, 러그를 그린 컬러로 맞춰 벽지와 잘 어우러진다.
쥬니어가구의 꽃, 패브릭
보태니컬 쥬니어가구를 쉽게 연출하는 방법 중 하나는 패브릭을 활용하는 것. 나뭇잎과 꽃, 나무 등의 보태니컬 패턴이 프린트된 쿠션, 커튼, 식탁보 등을 활용하면 공간을 자연으로 물들일 수 있다. 사실적이거나 붓으로 그린 듯한 패턴은 내추럴한 분위기가, 크고 화려하면 유니크한 분위기가, 잔잔한 패턴은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보태닉 홈에 재미 더하는 새·곤충·동물
보태니컬 쥬니어가구에 새나 나비, 곤충 등으로 재미를 더하면 공간이 한층 풍성해 보인다. 침실은 지지배배 노래하며 날아갈 것 같은 새가 그려진 침구와 양 오브제로 꾸몄다. 짙은 파란색으로 페인팅한 뒤 나무 모양 데코 스티커를 붙인 문 꾸밈법도 눈여겨볼 것.
식사 시간이 즐거운 보태닉 그릇
주방에도 보태닉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숲길이 연상되는 그림이 그려진 접시와, 커다란 나뭇잎이 시선을 끄는 접시, 유니크한 풀잎이 매력적인 커피잔 등으로 테이블을 세팅한다.
꽃 한 송이의 힘, 테이블 세팅
식탁 위의 꽃 한 송이, 화분 하나는 건조한 공간을 촉촉하고 싱그럽게 만든다. 식탁 위에 화초를 내추럴하게 배치하고 이끼와 흙을 주변에 둘러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의자 뒤에는 아이비 화분을 꽂아 내추럴한 분위기를 더했다.
벽면을 캔버스 삼아 벽화 그리기
아이 방 창가에 페인트로 나뭇잎과 열매를 그리고 나무 기둥을 실사 프린트를 해 붙여 정글처럼 연출했다. 화려한 나팔꽃 프린트 침구로 분위기를 더한 뒤 꽃 프린트 쿠션과 부엉이, 쥐 인형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우리나라 쥬니어가구에 공통점이 있듯이 트렌디하고 개성 강한 나라들도 그 나라를 관통하는 특징이 분명히 있다. 가장 트렌디하고 아티스틱하다는 네 나라의 각 특징과 개성을 살펴볼 좋은 기회. 책 속에서 찾은 런더너, 파리지앵, 베를리너, 뉴요커의 리얼한 집을 구경해보자.
런던 쥬니어가구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하우스가 늘어선 거리, 새빨간 공중전화 부스, 말을 타고 거리를 순찰하는 경찰들…. 런더너들의 삶은 빈티지와 모던의 공존 그 자체다.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참신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런던식 쥬니어가구의 원천이자 매력. 오래된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을 가려내 모던한 제품을 적절히 가미하는 강약 조절이 관건으로 포인트 컬러를 정해 쥬니어가구하는 것도 런던식 노하우다.
모던과 빈티지가 조우하는 집
모던한 디자이너 가구와 세월의 흔적이 깃든 고풍스러운 앤티크 가구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뤄 런던 특유의 시크하면서도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실은 흑백의 조화를 컨셉트로 모던하고 심플하게 꾸몄다면, 부엌은 철제 가구와 화이트,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줘 감각적으로 느껴지는데 거실의 스트라이프 카펫과 샹들리에의 과감한 조화는 특히 인상적이다.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이국적인 요소와 빈티지한 프린트가 아름다운 패브릭 제품들도 눈여겨볼 요소.
1 오래된 가죽 의자, 빈티지 패브릭 쿠션과 커튼, 클래식한 몰딩에 모던하고 심플한 곡선 의자와 스트라이프 카펫의 조화가 신선한 충격을 준다.
2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끄는 침대와 지중해 식물이 그려진 베개와 옐로 러그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3 아기자기한 꽃무늬 프린트로 장식한 가족 공간은 따뜻한 느낌을 준다.
4 레드와 화이트 스트라이프 러그로 포인트를 준 주방.
센스 있고 독립심이 강한 파리지앵들은 일찍부터 독립생활을 시작하고 쥬니어가구 기술을 연마한다. 어린 나이에 혼자만의 공간을 접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쥬니어가구에 녹이는 법과 마주했을 때 가장 편안해지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특출한 재능을 보인다. 공간이 좁고 예산이 적어도 개성 있고 마음이 온화해지는 데커레이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벼룩시장을 돌아다니거나 물려받고 주워 온 물건을 리폼하는 것도 파리식 쥬니어가구의 특징이다.
정기적으로 집을 개방해 작품을 보러 올 수 있도록 할 정도로 아파트 전체가 예술 작품이자 개인 갤러리이다. 복도의 나뭇잎 모티브 조명, 철사와 깃털로 장식한 램프 등 모두 주인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그만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물건이 많고 자유로운 분위기임에도 어수선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공간을 나눠 테마를 정해놓았기 때문. 손잡이, 벽, 조명, 선반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로워 전체 공간의 분위기를 벤치마킹하기 어렵다면 한 요소만 배워도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할 듯하다.
베를린 쥬니어가구
베토벤, 슈트라우스, 베허 등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예술 문화의 발원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두운 역사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독일은 예술적이면서도 짙은 그리움이 묻어나는 특유의 정취가 풍긴다. 쥬니어가구 분위기 또한 이런 양면성을 가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데, 다른 예술을 대표하는 도시에 비해 차갑고 어두운 면을 갖고 있다. 어느 공간이든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해 꾸미는 것도 특징.
베를린 사람들은 유독 카페를 좋아한다.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곳보다 편안하고 내추럴한 분위기를 즐기는데, 이 집은 베를린 카페 특유의 편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닮았다. 전체적으로 내추럴하고 은은하면서도 공간에 특유의 재치와 온기를 불어넣는 동독 쥬니어가구가 녹아들어 있다. 동독의 디자인은 플라스틱이나 합판 등을 사용해 키치하면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 등 독일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쥬니어가구로 인기를 끌고 있으니 꽃무늬 찻잔, 체스트 등 공간에서 동독적인 요소를 찾아내볼 것.
뉴욕 쥬니어가구
뉴욕의 쥬니어가구는 어느 곳보다 트렌디하며 세련됐다. 경쟁이 심한 뉴욕의 특성상 호기심과 질투심으로 인해 더 멋지게, 더 트렌디하게 꾸미고 싶은 욕구가 반영됐기 때문. 유럽에 비해 감성적이거나 자유롭지는 않을지라도 당당한 멋과 끼, 그리고 핫한 트렌드가 담겨 트렌디한 요소를 배우기 좋으며 모던하고 웅장한 쥬니어가구를 벤치마킹하기에도 제격이다.
팝 아트처럼 트렌디한 집
예술과 상업 사이를 잇는 팝 아트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핫'함과 '메시지'다. 이곳의 쥬니어가구는 유럽과 비교해 더욱 당당하고 호화스러우며, 좀 더 적극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보다는 누가 봐도 따라 하고 싶을 만큼 멋진 공간을 자랑하는데, 세심하게 살펴보면 평범한 것이 없다. 내추럴한 공간에도 조명이나 액자, 소품 등으로 포인트를 줘 개성을 드러내고, 과감하게 패턴과 컬러를 사용하는 것을 유심히 보면 화려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쥬니어가구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어진 지 20년도 넘은 낡은 아파트는 클라이언트의 확실한 니즈와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시도가 더해져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라이프쥬니어가구에 꼭 맞춘 맞춤 하우스로 변모했다.
거실을 비롯해 이 집의 전체적인 컬러를 잡아주는 그린. 회색이 도는 묘한 그린 컬러는 집주인이 팬톤 칩에서 직접 고른 컬러다. 노르딕 브로스의 신용환 실장은 이 집에 따뜻한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도배지를 바른 후 컬러 도장을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거실의 넓은 소파는 집주인이 원하는 쥬니어가구로 컬러를 고르고 사이즈를 선택해 제작했다. 특히 선반을 만들고 TV를 설치한 부분은 분배기가 있던 자리에 소파를 제작해 넣은 것. 소파와 일체형으로 제작한 장식대 겸 선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바닥은 화이트 오크 강 마루를 선택했고 벽지와 천장은 모두 도배 마감을 했다. 거실과 오픈 형태로 리노베이션한 다이닝룸 역시 똑같은 그린 컬러로 마감했다. 다이닝룸의 테이블은 아직 적합한 것을 구입하지 못해 디자이너가 만들어준 테이블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고. 러블리한 핑크색 식탁 의자 ‘엑스트라 체어’는 드리아데 제품. 특히 이 아파트는 1층에 자리해 작은 마당을 갖는데 기존에 방치돼 있던 마당에는 가로로 긴 데크를 깔고 생울타리 사철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작고 아담한 정원으로 완성했다.
다이닝룸과 키친을 나누는 블랙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거실부터 다이닝룸, 키친까지 제법 넓은 공간이 하나로 이어진다. 키친은 집의 다른 공간과 달리 바닥에는 타일을 깔고 마감재 컬러를 화이트&그레이 톤으로 마감해 보다 모던한 공간으로 마무리했다. 고급스러운 타일은 이탈리아 포르셀라노사 제품으로 두오모에서 구입했다. 슬라이딩 도어 하나로 키친은 독립적인 공간이 되기도 하고 거실과 다이닝룸의 연장 공간이 되기도 한다.
노르딕 브로스의 신용한 실장은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파악한 뒤 다양한 예시를 제시했다. 변기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의 제품이 있는데 겨우 두세 가지 예시 안에서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는 클라이언트의 쥬니어가구에 맞는 여러 가지 예시를 주고 제작 가구와 제품을 접목해 재미있는 욕실을 완성했다. 노출 콘크리트로 벽 마감을, 모자이크 타일로 바닥을 마감한 후 공간 절약을 위해 욕조 대신 샤워 커튼으로 분리 샤워 공간을 완성한 것. 이 욕실은 주로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이 집의 드레싱룸은 그저 옷이 주인인 공간이 아니다. 방 전체를 둘러싼 넉넉한 빌트인 수납장은 옷뿐 아니라 늘어두면 보기 싫은 수많은 짐들을 정리하기에도 충분하다. 깔끔하게 수납장 형태로 완성한 터라 이 공간은 드레싱룸일 뿐 아니라 기타도 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쪽 벽을 채우는 큰 거울 덕분에 좁은 방의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리노베이션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디자이너의 제안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진행된다. 물론 이 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집의 쥬니어가구가 남다른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조금 더 확실했고 다양했다는 점과 그 니즈를 과감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석한 디자이너의 제안이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난히 컬러가 돋보이는 이 집의 마감재 색상은 팬톤 칩을 이용해 샘플링을 했다. 지금과 같은 컬러를 원했던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는 벽지에서 찾지 못한 이 컬러를 팬톤 칩에서 찾아낸 것. '첫 미팅 후 4개월에 걸친 의견 조율과 디자인, 시공이 이뤄진 집입니다. 만화가와 가방 디자이너인 클라이언트 부부는 모든 부분에서 니즈가 확실했죠.'
그 동안 상공간과 개인 빌라 등의 설계와 쥬니어가구를 맡아온 노르딕 브로스의 신용환 실장에게 이 아파트는 매우 까다로운 숙제였다. 평소 알고 지내던 클라이언트의 부탁으로 맡게 된 모처럼의 아파트 공사. 그는 쥬니어가구 디자인에 앞서 20년도 더 된 오래된 아파트의 취약점인 난방을 보완하기 위해 집 안 곳곳의 창문 사이즈를 줄이고 마당과 이어지는 섀시는 알루미늄 타입(Turn & Tilt 알루미늄 단열 바 블랙)으로 바꿨다.
그는 쓸모 없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가구와 수납장을 빌트인으로 제작했는데 집 안 곳곳의 수납공간은 보이지 않는 수납을 선택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특히 신용환 실장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가구는 빌트인으로 대신해 비용을 줄였고 욕실, 주방 등에 사용한 기구, 타일, 도장 등 마감재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집의 완성도를 높였다. '설계만 두 달이 걸렸어요. 지인이긴 했지만 라이프쥬니어가구까지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클라이언트에 대한 취향 파악이 끝나면 설계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설계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경우는 없었죠. 이 집 역시 쥬니어가구 설계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만족스럽게 마무리됐습니다.' ‘기능에 입각한 좋은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노르딕 브로스의 신용환 실장은 이런 꼼꼼한 과정을 통해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남다른 집을 완성했다.
이 집의 가장 재미있는 공간은 바로 아이들 방. 데칼코마니처럼 마주한 아이 방은 하나는 그린 컬러로, 하나는 바이올렛 컬러로 마감했다. '좁은 공간이라 공간 활용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기성 제품은 데드 스페이스를 만들기 때문에 방 전체를 빌트인처럼 만들었습니다. 책상과 침대, 책장을 모두 제작하고 짜 넣어 가구를 방처럼 제작했죠.' 나무 소재의 빌트인 가구 프레임은 각 파이프를 사용해 강도를 높였다. 두 개의 방 모두 보온상 창문 크기를 줄였고 안쪽으로 수납과 장식이 가능한 창틀을 들인 것이 특징.